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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임용후기

법관임용후기 상세내용
제목 법관임용후기(2018년도 일반 법조경력자, 남궁주현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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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주현 -

 

1. 법관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미루지 마십시오.

 

법관 임용 시험 후기 작성을 요청받고, 적지 않게 당황하였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지원자들께서 저의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은 후기로 인하여 방향을 잘못 잡고 준비하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이 기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작성하는 저의 마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래에서 말씀드리는 내용은 저의 경험과 기억을 기초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절차의 내용이나 세부적인 수치 측면에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읽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법연수원을 39기로 수료하였습니다. 법무관 생활 3년에 법인 생활 5년 2개월을 더하여 법조경력이 총 8년 2개월 정도 된 때 법원을 지원하였습니다. 변호사 경력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군 경력이 법조경력에 포함되었으므로 법원을 지원하기에 좀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러한 고민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 33, 36, 37, 38기 판사님들과 함께 연수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법연수원 기수 자체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법원에 지원하실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본인이 지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연차가 되는 해에 지원하시는 것이 확률면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2018년도의 경우 5년차인 사법연수원 42기, 변호사시험 2회 출신 판사님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법관으로서의 꿈을 가지고 계시다면,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바로 지원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법원 지원을 결심하는 단계부터 각 심사절차에 임하는 매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법관으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그에 대한 도전은 과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2018년도 법관임용절차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법원에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 중에 하나를 꼽으면,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임용 절차를 들 수 있습니다. 2018년도의 경우 지원서 접수부터 최종 발표까지 약 5개월이, 지원서 작성 시간까지 합하면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저는 임용 절차 진행 중에도 휴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직을 하신 분들에 비하면,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습니다.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 측면에 있어서는 그나마 진행 기간이 길었던 것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휴직을 할 여건이 되지 않더라도 시험 준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2018년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 실시되는 임용절차가 2018년도와 동일하게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법관 임용 절차 지원 계획을 세우실 때 참고하실 수는 있을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 2018. 5. 14. - 5. 18. 지원서류 접수기간

○ 2018. 6. 23.(토) 법률서면작성 평가

○ 2018. 7. 13.(금) 민사실무능력평가 면접

○ 2018. 7. 14.(토) 형사실무능력평가 면접 및 법조경력 면접

○ 2018. 7. 15.(일) 인성역량평가 면접

○ 2018. 9. 06.(목) 최종면접

- 각종 의견 조회 기간

○ 2018. 9. 28.(금) 대법관 회의 임명 동의 대상자 공개

2019. 1. 20.자 신문기사에 따르면, 2019년도 법관 임용 절차부터 법률서면 평가를 사전에 실시하고 이를 통과해야만 법관 임용 절차에 지원할 수 있게 한다는 임용 절차 개선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를 고려하셔서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서류심사 통과가 중요하다!!

 

법원에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는 또 하나의 이유로 방대한 양의 서류준비를 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류는 출력하여 서명만 하거나 기관에서 발급받으면 되므로 준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자기소개서, 본인 수행 주요 사건 목록 및 법률서면’등은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새롭게 작성하거나 많은 양의 자료를 직접 정리하여야 했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해당 서류들은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8년도의 경우 지원서류 교부 시부터 제출 시까지 최대 20일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저의 경우 주말 중 하루를 잡아 고민이 필요한 서류의 초안을 작성하였고, 그 이후에는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하여 수시로 수정하였습니다. 서류 작성 과정에서는 가급적 저의 생각을 진솔하게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례로 의미 있는 사건들을 기재할 때에는 전부패소한 사건을 기재하기도 하였고, 법관으로서 사명감 및 포부 형성에 영향을 미친 책 등에 관해서 작성할 때는 법관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보스턴리걸”이라는 미국드라마를 기재하기도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자기소개서는 “PartⅠ, PartⅡ”를 작성했는데, PartⅠ에는 “가족관계, 성격적 특성과 장·단점, 전공분야(대학, 대학원), 저술관계, 출강경력, 외국어능력, 특기, 취미, 종교, 건강, 병역관계, 친우, 동료, 사법연수원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생활 등”을 기재하였습니다. PartⅡ에는 “법률사무 이외의 종사 경력, 변호사 등 법률사무종사 경력, 담당업무, 구체적 업무 성과, 법률사무종사자로서 업무역량의 장점과 단점, 관심 전문분야, 본인이 담당했던 사건 중에 법률적으로 가장 의미 있거나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건, 법관 지원 동기, 법관으로서 사명감 및 포부 형성에 영향을 미친 책(TV 드라마 등도 포함)과 그 이유, 바람직한 법관상, 법관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본인의 성격적 특성,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기재하였습니다. 자기소개서 기재 항목만 보더라도 기존에 사용하였던 자기소개서 내용들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되실 때 위의 항목들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두시면 자기소개서를 보다 수월하게 작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 수행 주요 사건 목록 및 법률서면’의 경우, 기존에 수행하였던 사건을 정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본인이 수행한 전체 사건 중에서 의미 있는 사건을 골라내는 작업이다 보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4. 시험준비는 어떻게?

 

법관 임용 지원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시험공부의 어려움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관 임용 절차를 단기간의 시험공부로 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원에 지원하기로 결심한 직후 먼저 임용된 판사님들께 자문을 구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의 하나가 공부한다고 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변호사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고, 그와 더불어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준비기간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충분히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도 법관 임용 절차에서 시험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최종 면접을 제외하면 크게 ‘법률서면작성 평가’와 ‘민·형사 사례평가 면접’, ‘법조경력 면접’, ‘인성역량평가 면접’을 들 수 있습니다. 일정상으로는 법률서면 작성 평가(6/23)를 본 후 20여일 후에 3일에 연속으로 민·형사 실무능력평가 면접, 법조경력 면접, 인성역량평가 면접(7/13-15)를 보았습니다.

‘법률서면작성 평가’는 민·형사 분야 중 지원서 접수 단계에서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한 기록을 보고 그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시험시간 5시간 정도).

참고로 법관으로 임용된 후 법관임용절차에 관한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는데, 그 중 ‘법률서면작성 평가’에 관한 아래의 문항의 내용을 보면, 그 출제방향을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법률서면 작성 평가는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사건 기록을 보고 사실관계를 판단하고 논증하는 지원자의 능력을 심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특정 법리나 판례에 대한 지식을 묻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충실한 법조경력을 가진 분이라면 별도의 대비 없이도 위와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지난 법률서면 작성 평가가 이러한 목적에 부응하였다고 보십니까?

2018년도 시험의 경우 사실관계가 지저분한 사건이 출제되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을 보면서 제 이전에 임용되었던 분들이 했던 말, 즉 따로 공부한다고 되는 시험이 아니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상 ‘법률서면작성 평가’는 답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보다는 기초사실 및 당사자들의 주장을 잘 정리하고, 그로부터 쟁점을 적절히 도출한 후 이를 기초로 결론에 이르는 논증 과정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적절한 대비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형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우선 민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은 6-7면 내외의 문제지를 50분 정도 검토하고, 이어서 30분 정도 면접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피고의 다양한 주장을 검토한 후 본·반소에 대한 주문을 내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세 분의 면접위원들 앞에서 5-7분 정도 결론 및 이유에 대해 간단히 발표하고 나머지 시간은 문답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주문 단계에서부터 출제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답변하기도 바쁜 시간에 적지 않은 기간 쌓아온 법조경력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왕좌왕 답변하였습니다. 민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음날 진행되는 형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을 계속 봐야 하는 것인가 하는 고민까지 하였습니다. 그 고민을 이겨내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저녁 때 뛰쳐 나가 즐겁게 술을 마셨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술을 마시던 도중에 ‘그래 남들도 다 못 봤을거야, 면접위원께서 나를 붙이실려고 그렇게 쪽을 주신걸거야’라는 행복회로가 켜지지 않았다면 법관 임용 후기를 작성하는 지금의 저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생각하면 술 마신 것 자체가 정신 나간 짓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형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은 10면 정도되는 문제지를 교부받았는데, 검토시간은 45분, 면접시간이 25분 정도로 전체적으로 민사에 비하여 10분 정도 짧았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등 결론을 묻는 문제가 5개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의 경우 검토시간 내에 완전하게 결론을 내지 못하여 면접장으로 이동하던 중에 결론을 내리거나 기존 결론을 수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저희 때는 민사 면접위원과 형사 면접위원이 동일했습니다. 형사 면접위원님들이 전날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민사 면접 때가 생각이 나서 속이 울렁거렸지만, 한편으로는 전날 저의 밑천이 드러났기 때문에 형사에서 조금만 답변을 잘 해도 실력이 월등히 향상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행복회로가 다시 켜졌습니다. 물론 곧바로 질문을 받고 답변하면서 다시 밑천을 드러내기는 했습니다. 결국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모건프리먼이 두 번째 가석방심사를 받을 때처럼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생각나는 대로 답변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민사 면접에 비해서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검사 출신 판사님들의 경우 형사 면접 때 자괴감을 많이 느끼셨다고 합니다.

형사 실무능력평가 면접에 이어서 곧바로 법조경력면접 평가를 보는데, 이때는 본인이 적어낸 서류를 기초로 면접이 이루어지므로 예측 가능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어 답변하는 것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 날에는 인성역량평가 면접을 봤는데, 지원서류와 별도로 절차 중간에 새롭게 제출한 구체적 경험에 대한 설명자료를 기초로 면접이 이루어졌고, 그와 함께 법조윤리 관련 사례를 검토한 후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면접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절차는 특별한 답을 요구하기 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시험공부와 관련하여 판례 공부는 판례 공보를 읽는 것으로, 민·형사 관련해서는 과목별 기본서를 주요 쟁점 위주로 읽는 것으로, 기록형 시험에 대비해서 연수원 마지막 학기 기록을 2회 정도 아주 간단하게 검토하는 방법으로 준비를 하였습니다(저 같은 경우에는 검토보고서를 작성해본 적이 없어서 양식에 적응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평소 송무 업무를 담당하셨던 분이라면 기록 검토 자체가 낯설지 않아 시험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러나 동료 판사님들의 말에 의하면, 자문 업무를 주로 담당하셨던 분이라면 오랜만에 기록을 검토하는 것이어서 초반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점 고려하셔서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임용 동기인 판사님들 중에는 자문 업무를 주로 수행하신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였는지 여부는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를 이유로 지원을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5. 글을 마치며

 

위에서 설명드린 절차까지가 중간심사입니다. 중간심사가 끝나면 법관 임용 시험의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이 주를 이루므로 업무에 매진하는 것 외에 합격을 위하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중간심사결과가 발표되면 최종심사절차가 진행되고, 그때부터 각종 의견조회절차가 진행되어 대상자에 대한 검증작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판단은 아니지만 당시 저는 그 동안 쌓아온 저의 평판이 이때 비로소 평가를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 발표가 난 이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넓은 범위에서 의견조회가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법원으로 적을 옮기면서 후회가 남지 않는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인 능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완벽하게 마무리를 했다고는 자부할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그 동안의 법조생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생각이 앞으로의 법조생활에 있어서 밑바탕이 될 것을 확신하기에 법원에 지원한 것만으로도 제 인생에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더불어 좋은 결과까지 얻었기에 저는 운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와는 달리 이 글을 보시고 법원에 지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실력으로 그 결과를 얻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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