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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임용후기

법관임용후기 상세내용
제목 법관임용 후기(2021년도 일반법조경력자, 국양근 판사)
첨부파일
 

 

- 국양근 -

 

 

1. 들어가며

 

사실 저는 2021년도 경력법관 지원서 접수가 임박한 2021. 1.경에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고, 임용준비 당시 10년차 검사로 업무부담도 적지 않은 상태였기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준비가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신임법관 연수를 받으면서 주변 판사님들의 임용준비 과정을 들어보니 상당수의 판사님들께서 휴직 후 그룹스터디를 하시는 등 저와는 달리 굉장히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준비하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용 후기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제가 후기를 작성해도 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와 같은 상황에서 지원을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를 작성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 법관 지원 경위

 

저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부터 다소 거창하지만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에 검사가 되기를 희망했었고, 실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2012. 2. 검사로 임관하여 약 1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검사로 재직했습니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업무가 적성에 잘 맞았고, 또 고생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 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검사의 직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다 10년 차 검사가 되었을 때, 문득 오직 검사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재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늘 누군가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데만 중점을 두고 살아왔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검사와 다른 입장과 관점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 기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또 한편으로 사인 간의 분쟁을 공정하고 원활하게 해결하는 역할도 조금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경력법관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 법률서면 작성 평가

 

법률서면 작성 평가는 민사와 형사 중 1개를 선택해서 볼 수 있는데 저는 형사를 선택했습니다.

 

시험은 실제 사건기록을 보고 쟁점을 정리한 후 최종적으로 유, 무죄에 대한 결론 및 그에 이르게 되는 논증과정을 정리하여 검토보고서 작성하여 출력 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시험 시간은 총 5시간이었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법고을 LX를 통해 판례 검색을 할 수 있고, 가지고 간 책을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재직 중이던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던 업무로 인해 사실 따로 서면평가를 준비할 시간을 거의 내지 못해서 시험 직전에 최근 선고된 대법원 주요 판결들이나 다소 복잡한 쟁점들이 많은 재산범죄 관련 판례들을 한 번 쭉 훑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서면평가는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시험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법리적 쟁점을 묻는 게 아니라 실제 사건기록을 토대로 결론에 이르는 합리적 추론 과정을 평가하는 것으로 시험에 임박해서 판례들을 달달 외우는 것이나 교과서를 공부하는 것들이 사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시험문제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가 출제되었는데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증거능력 관련 쟁점이나 사실인정 문제가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검찰에 근무할 때 마약범죄 수사를 1년 동안 전담해본 경험이 있어서 비교적 쉽게 결론을 낼 수 있었는데, 꼭 그러한 경험이 없더라도 형사 관련 업무를 담당해오셨던 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답을 써내려 갈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평소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해오셨다면 따로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대처가 가능한 시험이었습니다.

 

 

 

4. 지원서 제출

 

임용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지원서 제출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다소 늦은 시점에 지원을 결심하여 미리 준비하지 못한 채 서면평가 통과 통보를 받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는데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나 준비해야 할 첨부자료들이 굉장히 많고, 또 서류작성에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어 지원서 제출 때문에 지원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법관임용 홈페이지에 가시면 작성해야 할 서류들을 미리 확인하실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임용절차 개시 전 반드시 대한민국법원 법관임용 홈페이지임용공고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는 지원서 양식을 참고하셔서 필요한 내용들을 미리 준비하시기를 꼭 권해드립니다. 특히 자기소개서의 경우 향후 진행될 법조경력면접이나 최종면접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성의껏 작성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작성, 제출해야 할 서류가 방대하고 내용도 꽤나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지원서 제출시점은 민, 형사 실무면접을 불과 한 달 보름 정도 앞두고 있는 시점으로 민, 형사 실무면접을 준비하기도 매우 바쁜 상황이므로 반드시 사전에 미리 작성을 해두시거나 최소한 초안이라도 잡아두시기를 꼭 권해드립니다.

 

 

 

5. 실무능력 평가 면접

 

·형사 면접은 임용절차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면접은 민·형사 모두 검토장소에서 가상의 사례를 받고 60분 동안 검토를 한 후, 면접장소로 이동하여 세 분의 면접관 앞에서 10분 정도 결과를 발표하고 발표내용을 토대로 약 20분 동안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례검토 시에는 서면평가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이용해 법고을 LX를 통한 판례검색이 가능하고 발표 시 지참할 메모도 작성하여 출력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다만 사례검토 시간이 매우 촉박하여 판례를 검색하거나 책을 찾아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10년 동안 형사업무만 담당했고, 민사업무를 전혀 접해보지 못해서 민사면접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일을 병행하면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시간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법시험 준비 때 보던 기본서를 사서 봤으나, 도저히 시간 내에 기본서 1회독도 힘들 것 같아서 로스쿨 학생들이 주로 본다는 수험서를 사서 주요 개념들을 다시 상기하고, 사법연수원에서 발간한 요건사실론 일독한 후, 법관임용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민사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면접에서는 사례에 대한 결론 외에도 특정사실이 주요사실에 해당하는지,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두 개념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기본개념과 관련된 질문도 받았습니다. 민사소송법이나 민사집행법 관련된 질문도 받으신 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들었는데 저는 실체법과 관련된 질문만 받았습니다.

 

 

 

형사의 경우 민사면접을 준비하기도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촉박해서 최신 대법원 판례 일부와 법관임용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어느 정도의 감만 익힌 채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형사면접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면접을 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주변 판사님들께 들어보니 대부분 형법, 형사소송법 교과서와 최신판례 위주로 준비를 하신 것 같았습니다.)

 

면접에서는의 유, 무죄 결론을 비롯해서 죄수, 증거능력 등 실체법 및 소송법 전반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형사 관련 업무를 해오셨던 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민사든 형사든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법리에 근거해서 논리적으로 답변만 할 수 있다면 그 결론이 대법원 판례와 다르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내가 내린 결론이 대법원 판례와 다르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자신 있게 답변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문제에 등장한 사례 중 다수가 항소심과 대법원의 결론이 다른 것들이었고, 제 답변 내용은 대법원이 아닌 항소심 결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반드시 법관임용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출문제를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정해놓고 풀어본 후 발표하는 연습을 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시험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는지를 미리 알고 사실관계 정리나 메모 방법을 미리 준비한 채 시험을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꼭 기출문제를 통해 실제시험을 보는 것처럼 연습을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6. 법조경력면접 및 인성면접

 

법조경력면접과 인성면접은 함께 진행이 되었는데 먼저 면접장소로 가기 전 가상의 사례를 제시받고 약 5분 정도 검토한 후 면접장소로 이동하여 세 분의 면접관에게 사례에 대한 결론을 발표하고 이와 관련한 후속질문을 받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또 면접장소에서 간단한 사례를 제시받고 이에 대해 잠시 검토를 한 후 발표를 하고 그와 관련된 질의응답도 이어졌습니다.

 

사례는 법률지식과 관련된 게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윤리와 관련된 가상의 사례(친구인 변호사가 법률 관련 책을 발간하여 추천사를 써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로 별도로 준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7. 최종면접

 

지원 당시 제출했던 서류들 특히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세 분의 면접관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법률지식과 관련된 질문은 없었고, 저의 경우는 검사를 10년이나 했는데 법원에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법관은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동료 배석이나 부장과 갈등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검사로서 했던 수사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사건은 무엇이었는지등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실 따로 딱히 준비하실 게 없고, 작성하셨던 자기소개서를 한 번 훑어보시고 가시면 충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8. 마치며

 

임용절차를 겪으면서 제가 느낀 바를 간략히 정리하면, 법원이 판례의 결론을 많이 알고 시험을 잘 보는 사람을 선발하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직역에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을 선발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지원자들 특히 경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자들은 공부를 한 지도 오래되었고 그나마 배웠던 것도 다 잊어버렸는데 통과를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실 것 같은데 그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오셨다면 그런 걱정은 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으니 지원 생각이 있으시면 과감하게 지원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두서 없는 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법관임용절차에 지원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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